차도구 이야기
2026. 5. 20. 15:42
차를 마시기 위해 필요한 도구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 듯해서 제가 쓰는 차도구들 이야기를 해봅니다.
전 커스터마이즈 매니아라서 좋은 차도구란 사용하는 개인에게 철저하게 맞는 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커피를 더 자주 마시긴 하지만 최근 주로 쓰는 차우림 도구는
따뜻한 차 : 만원언저리 100ml 개완 + 2000원짜리 찻잔 + 보온병 + 아무 쟁반

손이 꽤 작은 편이라 8.1cmØ 100ml 정도의 적당히 두껍지 않은 만원언저리의 개완을 샀는 데 아주 만족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계속 손을 써온 사람이라 보편적인 사이즈의 개완을 다루는 게 어렵지는 않은 데 역시 손 길이에 맞는 사이즈를 쓰니 손의 힘을 조절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잡고 후룩 따를 수 있어서 편하더라고요.
가격이 가격이라 절수가 좀 아쉬워서 절수력 좋은 8cm정도 개완이 있으면 좋겠는데 으음. 언젠간 만날 수 있으려나요.

토림도예 개완은 무척 얇은 개완이라 잡기 쉬운 편인데 -얇아서 빨리 뜨거워지는 부분엔 주의를- 역시 제게는 개완자체가 작은 것만큼 편하지는 않더군요. 지름 1cm 차이라 하더라도 필요 악력이 꽤 차이가 납니다.
가격대도 있는 편이라 집중력이 바닥치는 피로한 날 아무 생각 없이 꺼내 쓰기엔 부담스럽고요.
(받침에 이미 이가 두군데나 나갔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
절수력도 좋고 가벼운데 미니 사이즈로 들였어야 했나.
하지만 그릇 깨먹는 주간이 올 때가 있어서 막 쓰기엔 양심에 찔리고 실수에서 회복이 어려운 타입이라 깨뜨렸을 경우 바로 다시 구하기 어려운 기물은 사지 말자 주의라서 조금 애매합니다.
동영상 보거나 딴짓 하면서 우려 마시는 걸 좋아해서 뜨거운 물은 일부러 보온병에 담아와서 모니터 앞에서 우립니다.
지금 쓰는 건 7~8년도 더 전에 산 써모스 500ml 보온병입니다.
받아온 자사호도 있는데 길들이기 귀찮아 유약 있는 기물들만 쓰고 있고요.
냉차: 냉침이 있고 우려서 식히는 방법이 있는데 일단 우려서 식히는 용으로는.

원터치 거름 스타일 사마도요 표일배. 12000~15000원사이의 부담 없는 가격에 쓰기도 아주 편합니다.
한 번에 가득 우려서 따라 놓고 홀짝이면 돼서 바쁠 때 쓰기 좋습니다.
그런데 이 스타일이 찻잎이 큼직한 중국차랑은 잘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차가 가진 향과 맛을 반정도밖에 뽑아내지 못하는 느낌이예요.
비싼 찻잎을 우리기엔 저렴이라도 개완이 나은 것 같아요.
아이스티로 만들 경우엔 어차피 온도 때문에 맛과 향을 온전히 느낄 수 없으니 그냥 사용합니다.
아니면 위의 표일배랑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은데 하리오 비커 서버에 우리고 얼음 가득 든 컵에 부어 마시고 있습니다.
냉침용으론 하리오 750 ml 보틀이랑 단순한 형태의 입구 거름망이 달린 정산당 7000원짜리 냉침 보틀이 있습니다.
정산당 플라스틱 보틀은 거름망안에 찻잎을 넣고 우리는 게 아니라 보틀 전체로 우리고 따를 때 찻잎만 걸러주는 스타일인데 이게 잘 우려 지고 세척하기 편해서 수명이 다할 때 용으로 좀 더 저렴이나 스테인리스스틸 입구거름망이 있는 보틀은 없나 하고 매의 눈으로 보는 중인데 의외로 이거다 하는 게 보이질 않네요.
거름망 숙우가 편해보이긴 하는데 유리 맨손으로 만지는 것에 약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세척 문제로 일단 구매를 미루고 있습니다.
찻잎은..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 그냥 매의 눈으로 괜찮은 브랜드들 세일 타이밍 때 틈틈이 사고 있습니다.
여기 차 맛있네 하다보면 슬금슬금 가격이 올라 다른 브랜드를 찾아내 헤매야 하는 게 좀 슬퍼요.
요즘 가성비 괜찮다 싶은 곳은 오리엔티인데 여기도 몇 년 있다 자리 잡으면 정산당급으로 가격이 오르겠지요. 😥

자기한테 맞는 기물이란 부분에 대해서 조금 떠들자면,
전 집중력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너무나 극심합니다.
원래 집중력을 오래 유지할 수 없는 체질인데 통제광 기질때문에 집중력을 미칠 듯이 짜내서 도구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집중력이 아예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시기가 오면 주기적으로 그릇 깨먹는 주간이 찾아와요.
아주 섬세하게 커피 드립을 하거나 차를 따르거나 할 수도 있지만 일부러 인양 옆에 둔 컵을 쳐서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그런 주제에 자신의 실수를 받아들이는 게 서툴러서 똑같은 물건을 다시 구하려고 아등바등거립니다.
그래서 최근엔 마음의 평화를 위해 일부러 너무 비싼 컵이나 다구를 사지 않으려 하고 있어요.
가벼운 컵을 좋아하면서 금속맛에 예민하지 않아서 진공컵 같은 것도 좋아하는 데 금속맛에 예민한 분이라면 당연히 세라믹컵을 선호하겠죠.
기본적으로 컵은 식기세척기 사용을 하지 않고 손으로 닦긴 하지만 좋은 컵이라도 좀 막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박이 가득 들어간 커피컵이나 초박형 본차이나 티컵이라도 커피물이 들고 찻물이 들어도 금칠이 벗겨지겠지만, 그냥 오늘 쓰고 싶다면 쓰는 거지 모셔둘 컵을 사고 싶진 않아요.

결론. 차우리는 도구에 2만 원, 찻잎은 만원 이내 QGY 정산소종이나 기문 or 금준미 2oz(57g) 구매하시면 초보수준이 아니라 거의 한국에서는 최고급 찻자리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이 이상의 다구와 찻잎은 당연히 맛있긴 하지만 인형처럼 취미의 영역으로 올라가니까 남의 입맛에 신경 쓰지 마시고 자신의 취향과 주머니에 맞춰가시면 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