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라인의 머그는 실물을 봤을 때 묘하게 취향이 아니라 망설이다가 그냥 나와서 도토리 숲으로 갔었습니다.
머그와 달리 모닝 세트는 매물 자체가 많이 없어 온라인으로는 구하기 어려워 이렇게 아쉽게 놓치는 건 인연이 아니라서인가 하고 있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은 데 모닝 세트는 다카시마야 한정이란 말도 있고, 근데 당시 긴자 노리타케에 물어봤을 때는 제국호텔서도 취급했었다고 했거든요. )
얼마 전 갑자기 생각난 김에 검색을 하다가 메루카리에 이 컵이 뜬 걸 발견!
B급 표기가 붙어 있긴 한데 오쿠라 도원은 B급도 거의 티가 안나는 정도에 붙는다고 하더라고요.
왜 아직 안 팔리고 남아 있지? 하고 다시 한번 검색해 보니 한자가 약간 달랐습니다.
짐작해 보자면 판매자 ID도 그렇고 黒가 중국식 한자인 黑로 입력됐는 데 이게 눈으로 확인이 어려워서 못 알아채고 넘어간 듯한데, 그래서 태그로 변환되어 검색하는 시스템인 메루카리 내에선 검색이 안되고 구글서는 한자가 자동치환돼서 뜬 거였습니다.
이렇게 뜬금없이 데려올 줄은 몰랐지만 배대지 메루카리 이벤트 기간인 것도 그렇고 이것은 사야만 하는 타이밍이다! 해서 데려왔습니다. 우리 집에 올 인연이었던 것 같으니 잘 지내보자. + 이젠 정말 새 컵은 지양하자!
뜨게가 취미인 친구와 수다 떨다 현재 유행이 어떻든 결국 취향에 맞는 걸 만드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 취향 자체가 너무 사람의 손자국이 드러나는 것보다 노동력은 많이 들어갔지만 매번 같은 결과를 보여주는 건 가능한 쪽에 끌리기에 예술품보다 공예품 취향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QC레벨이 떨어지는 건 또 끌리지 않기에 공산품은 취향이 아니고.
티컵이나 커피컵을 예로 들자면 집중력이 떨어지면 굉장히 잘 깨먹는 타입이지만 진열만 해놓는 건 또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 깨먹으면 다시 구하기 어려운 앤티크보다 꽤 신경써서 만들긴 했지만 쓰고 싶을 때 바로 꺼내 쓰는 건 할 수 있는 이름 있는 도자기 정도의 퀄리티가 딱 좋습니다.
이 정도 느낌이랄까
(물론 좋아하는 것과 실사용에 편한 건 다르기 때문에 요즘 가장 많이 쓰는 건 스뎅 식기류입니다만.. 😅)
아. 잉여자원을 과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도 좋아하지 않아요. 만드는 과정에서의 시간과 품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느이집에는 이런 거 없지 하기 위한 그릇이나 가방들, 어느 업계든 이런 물건들은 의외로 꽤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