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아이스커피의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드립으로 원하는 만큼 진한 아이스커피를 만드는 건 꽤 까다롭습니다. 한 달에 소모하는 원두 양을 늘리지 않으려 할 때는 더욱 그렇죠.
얼음에 너무 희석되지 않도록 좀 식게 놔뒀다 다음에 얼음을 투하하는 방식을 쓰고 있었는 데 아무래도 향이 날아가는 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새로 시도해본 방법. 스테인레스 아이스볼을 이용한다.
결론. 의미가 없습니다. 일단 스테인레스는 고체라 액체에 비해 열량을 전달하는 능력이 떨어질 것이다라는 건 예상했으나 이렇게까지 긴 접촉시간이 필요할 줄이야!! 서버에 그냥 뜨끈한 커피가 담길 뿐이었다... (열전도율이 철의 3배인 알루미늄이 궁금하긴 한데 찾을 수 없는 건 식품안전성이라던가 제조단가라던가 이유가 있겠죠.)
역시 열량 전달 매질은 액체를 써야 하는가! (프라이팬에 물이든 기름이든 약간은 넣고 조리해야 훨씬 빨리 익는 이유. )
그래서 나온 타협안.
걍 담궈쓰기로 했습니다. 얼음만큼 급속냉각이 되지는 않지만 커피가 묽어지는 건 막을 수 있고 상온에 두는 것보다야 빨리 식으니 라는 미묘한 절충안입니다.
검색하다 일본에서 사는 것 보다 낮은 가격이 발견되어 지른 제브랑 진공 머그. + 미니어쳐들
상품평을 좀 검색해 봤는 데 아웃도어 라인임에도 불구하고 칠이 매우 잘 벗져진다거나 기본 따라오는 거름망을 써서 우리면 미분이 가라앉고 잡맛이 나오기 쉬워 맛이 별로라던가 (터키쉬 커피나 베트남 핀 커피의 거친 버젼일 듯.) 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강배전 커피처럼 무겁고 볶은 향이 취향이 아니신 분들은 거름망을 쓰지 않으시는 게 나을 듯 합니다. + 이런 미세 거름망은 터는 걸로 부족해 커피 찌꺼기들을 긁어내야 해서 청소도 귀찮습니다.
평범하게 웨이브 드리퍼를 써서 커피를 내려본 개인적인 사용평은 → 아, 이거 이중 머그도 아닌 진공 머그였지. → 단열, 보온 잘됩니다.
→ 커피의 여러 성분들이 장시간의 고온에 변성직전의 상태에 놓임 → 장시간 보온병 안에 있던 커피나 비행기 커피처럼 눌은 맛이 나기 시작함.
겨울이나 캠핑처럼 외부기온이 현저히 낮은 상황이 아니라면 아이스용으로 쓰는 게 커피맛에는 더 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1. 예뻐서 2. 미니어쳐랑 사진 찍으려고 산거니 괜찮습니다.
다음 행사 준비로 바빠지기 전에 새 디자인들 좀 짜봐야 하는 데 벌써 한주가 거의 다 지나갔네요.
이런 속성을 가진 사람을 지칭할 만한 단어가 없나 하는 생각을 늘 해왔는데요. 호모 하빌리스는 멸종했다고 하거니와 able man이라니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의 능력 쪽을 더 지칭하는 것 같아서 좀 아니고. 뒤져보니 억지로 가져다 붙여도 될 만한 단어가 나오더군요. Man the Maker.
거창한 서두를 뛰어넘어 사소한 도구 이야기입니다.
한창 대바늘뜨기에 빠진 친구가 손뜨개 브이넥스웨터를 선물해 줬기에 답례로 도구를 주는 인간이 접니다.
크로바 라보의 모노톤 뜨개용품들. 바늘 커버, 마커, 꽈배기바늘. 요즘 유행인듯한 대나무시침핀과 이거 편하겠다 싶었던 벤트 돗바늘. (원래는 튤립의 자석케이스까지 있는 돗바늘을 사고 싶었는 데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일마존에서 사면 배송료로 그냥 피케를 많이 사는 거랑 별 차이 없기에 포기했다 드디어 사본 대용량 올풀림방지액 헤무론. 무려 500cc입니다.
사용 소감은 일단 지금 쓰는 보틀 다 쓰고 나서 쓸 거기에 없습니다.
성분을 보면 나일론과 알콜이니까 피케와 다를 건 없어보여요. 아쉬운 건 공병이 구형 피케 캡이란 것. 신형 캡 써보고 싶었는 데.
지금 쓰고 있는 쪽가위가 10년도 넘게 쓰다보니 날 맞물림이 너무 좁아져 있더라고요. 힘으로 넓히려 당겼더니 강철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쉽게 쓰윽 펴저서 아무래도 수명이 가까운게 아닌가 하는 느낌입니다. 슬슬 예비를 준비해 두지 않으면 안되겠어요.
가위날이 둔해지는 것에 민감한 편인데요.
아무래도 사용하는 실의 95%가 코아사인 만큼(필요한 색이 없을 경우에만 일반 재봉사를 사용) 일반실보다 잘 안잘리는 경우가 있어서 + 그냥 성격상 실이 깔끔하게 잘리지 않을 때의 질겅하는 느낌이 오는 게 싫어서 입니다. 그리고 확실히 코아사는 일반 실보다 빨리 가위날을 무디게 만드는 느낌입니다.
물론 종이에 비할바는 아니지만요.
공홈에도 올라와 있지 않았던 카나리 마이크로 가위 블랙의 존재를 절판 된 다음에 알았다는 분함에 빈즈컷을 검색해보니 일본에서 절판인듯? 해서 몇개 재워두려고 샀습니다.
실절단 기능이 없는 재봉틀 옆에 두고 쓰면 편합니다.
파팅라인 스크래퍼를 사본 김에 사이즈 대응폭이 좁은 기존의 핸드 드릴 홀더 대신 새로운 홀더를 하나 더 장만했습니다.
그리고 비드리머용 그라인딩 헤드도 몇개 구매.
바늘 구멍이 좁은 파츠용+ 입구 마감이 깔끔하지 않은 비즈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비드 리머 송곳을 살까 망설이다 홀더는 있으니까 하고 날만 샀는 데 나름 만족스럽습니다.
삼각날인 스크래퍼는 날은 예리하고 단단한데 파팅라인이 스윽 하고 밀리는 게 아니라 가다가 중간중간 찍히는 느낌입니다.
때는 이삼 년 전 한창 손에 착 붙는 재봉도구를 찾아 헤매던 시기. 어느 일본 블로그에서 보자마자 어머 이건 질러야 해 싶은 미니쪽가위를 봤습니다. 하지만 교토에 있는 어느 가게에서 판다고 하는 데 웹사이트에는 올라와 있지 않고 교토를 가는 건 어려운 시절이라 마음을 접었었죠.
그리고 얼마 전 우연히 미스야바늘의 홈페이지에 문제의 그 미니 쪽가위가 올라와 있는 걸 발견!
게다가 4월에 가격이 오를 예정이라고! 넵. 질렀습니다. 배송은 대행을 써야 하지만 지불은 페이팔까지 가능합니다.
미니 쪽가위 사용감은 일단 날이 제대로 서 있습니다. 다이소 저가형 쪽가위보다 훨씬 날카롭습니다.
그런데 크기가 워낙 작아서 고무장갑 S끼는 제 손으로도 그립을 안정적으로 하기 어려워요.
바짝붙여 작업하다간 예리한 날에 원단까지 함께 쓱 잘려버릴 수 있으니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지르는 김에 바늘가게니까 바늘도 함께 질러봤습니다.
튤립 히로시마 바늘이 별로 손에 맞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서 퀼트바늘과 실크바늘 한쌈씩만.
잠깐 손에 들어봤는 데 튤립 바늘보다는 맞는 듯한 느낌입니다.
- 하지만 손에 땀이 아주 안나는 사람이 아닌 이상 맘 편하게 교체하기 편한 리갈바늘 추천입니다. 크로바 바늘이 초기 사용감은 미세하게 나은데 어차피바느질하면서 뻑뻑해지는 시기는 비슷한 만큼 가격을 생각하면 그냥 리갈바늘 사서 자주 교체해 주면서 쓰는 게 편합니다. -
그리고 손에 쇠냄새 옮김& 땀으로 인한 녹 방지용으로 꼬까옷을 입혀주도록 합시다!
전에 사두었던 매듭끈이 남아 있으리라 생각했는 데 다 썼는지 둔 곳을 잊어버렸는지 찾을 수 없어 새로 사 왔습니다.
미니 사이즈에 맞게 더 얇은 끈으로. 그리고 완성!
두 쪽가위의 장식을 같은 스타일로 해줍니다. 매듭끈 특성인지 중간에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하게 감기는 부분이 나오는 데 자수사가 매끈하게 잘감기긴 해도 때가 잘 타고 광택이 없어져서 자주 쓰는 도구는 내구도면에서 이쪽이 나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신참을 더해 찍어본 블랙 가위들 컬렉션!
위에서부터
카나리 dsb100→미령 쪽가위→미스야바늘의 미니쪽가위 →스티킬 미니가위 dsb100은 이제 길이 잘 들어서 가위밥용으로 대활약 중입니다. 가볍고 잘 잘리고.
맨 아래 스티킬은 카나리 마이크로 가위가 (나온 줄도 몰랐던)블랙은 절판이라 사봤는데..
으음... 뻣뻣한 낚싯줄 같은 건 어떨지 모르겠는 데 코아사는 잘 안 잘립니다. 카나리가 날길이 1cm 치고는 놀랍게 잘 드는 편이라는 걸 새삼 실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