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끼는 토림도예 개완받침에 이렇게 이가 나간 것을 발견했습니다.
언제 깨졌는지 전혀 기억도 없고 받침이니까 쓰는 데는 문제없겠지만 아끼던 아이인데..
하던 도중 또 그분이 오십니다.
일본 아마존에 초보자용 킨츠기 키트가 있기는 한데
모든 재료가 포함되어 있는 반면 고가.
입에 닿는 부분이 아니므로 그렇게까지 제대로 수리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
배송료까지 고려해서 이베이에서 일본셀러에게 옻액을 구매했습니다.
옆에 금분까지 세트로 들어 있는 우루시(옻액)입니다.
원래 용도는 낚시도구의 도장용입니다.
현대인에게는 유튜브라는 훌륭한 영상매체가 있습니다.
몇개의 동영상을 보고 방법을 파악해 봅니다.
우루시가 잘 붙을 수 있도록 이나간 자리를 알콜로 한번 닦아주고
작은 찍힘이라 일단 우루시로만 메꿔줘 봤는 데 실패.
경화도 제대로 안되고 사포등으로 다듬는 것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포기하고 정석(?)대로 하기로 합니다.
=황토가루를 질렀습니다.
어차피 돌이라 옥가루를 쓸까 황토가루를 쓸까 망설였는데
금칠을 할거니까 붉은색 황토로..
황토와 우루시를 쫀쫀하게 섞어 이 나간 부분에 발라줍니다.
유튜브 정보에 의하면 옻은 고온다습이 아니면 경화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이렇게 물에 젖은 종이와 함께 지퍼백에 넣어 아랫목에 놔둡니다.
그리고 한 일주일 잊어버립니다..
옻의 경화라는 게 생각보다 엄청나게 시간이 필요하더군요.
저 일주일도 형태를 다듬을 수 있을 만큼 굳는 최소한의 기간.
완전 경화는 한달정도 지난 이 글을 쓰고 있는 아직까지 멀었습니다.
저 작은 부분인데도요.
왜 현대식 킨츠기가 퍼티를 사용한 다음 그 위를 우루시로 덮어주는 지 알것 같습니다.
1차 경화가 끝난 다음 고르지 못한 부분을 칼과 사포로 정리해 줍니다.
약간 도톰하게 발랐는데도 수축으로 좀 꺼졌네요.
황토+우루시 반죽을 2차로 올려줍니다..
= 또 일주일 이상 지퍼백에 넣어 방치해 둡니다.
형태가 만족스러울 만큼 잡힌 것 같아 최종 코팅을 위해
600->800->1200번 사포질을 가볍게 해준 다음
우루시를 붓으로 얇게 펴발라줍니다.
금가루를 올리기 위한 과정이므로 빠지는 부분 없이 꼼꼼하게 발라줘야 합니다.
그리고 위에 솜같은 걸로 금분을 가볍게 톡톡 올려줍니다.
저는 입에 닿는 부분이 아니라서 그냥 세트에 포함된 금분을 사용했는 데
입에 닿는 부분을 수리하실 거라면 진짜 금을 사용하시는 게 안전할 것 같습니다.
이상태로 건드리지 말고 일주일 경화합니다.
남은 금분들을 살살 털어내고 천조각으로 문질러 광을 내줍니다.
그리고 아래는 뿌듯한 완성샷들..
(이라지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는 굳었는데도
아직 약간 무른 느낌이 있어서 사진 찍고
완전경화를 위해 다시 지퍼백에 넣어두었습니다. )